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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불출 같지만..
전 설 연휴나 추석엔 시댁에 가는걸 꺼려하지 않아요..
형님들이 음식을 해오시고 전 가서 설거지만 하곤 했죠..
명절 전날은 늘 어머님이 첫째형님 좋아하는 산사추(술)를 사온 답니다.
며느리들 술마시며 담소를 나누라는 어머님의 배려시죠..
저희 어머님은 차례를 지내고 많은 설거지는 음식 장만하느라 고생한 며느리들은 쉬고 느그들(아들들)이 다 하라고 말씀하신답니다.
말로만 그러시는거 다 알죠..(눈치빠른 전 아무것도 안한 제가 한다고 하죠..)
이번 설엔 배불뚜기가 되니 저희 남편이 설거지를 했답니다..
(형님이 자기가 한다고 하는걸 울 남편 막내라 그런지 자기가 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섰습니다.)
예전에도 종종 명절 설거지는 남편이 많이 도와줬어요..
어머님은 옛날분이시지만 그런면에서는 신세대 어머님이세요..
전 그저 실컷 먹고 놀다 왔어요..
그래서 설 추석 휴유증은 지금까지 없었답니다..
요번에 울 친정집에서 엄마 아빠 모두 감기에 걸리셔서 음식도 못한다고
작은집이며 우리들도 못오게 했어요..
내심 걱정도 되었지만 엄마가 너는 더더군다나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셔서
가지 못한다고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럼 아들 너혼자 다녀오라는 말에..
남편이 그때서야 설전날 두분 음식도 못챙기실거 같아서 설렁탕이랑 돈이랑 챙겨서 혼자 다녀왔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전혀 몰랐어요..
순간 감동이 밀려왔어요..
종종 이런 행동을 하는 남편이 대견스럽기도하고 자랑스럽기도하고...
같은 나이지만 나보다 배려하는 마음이 더 깊은거 같아서..
어머님도 그렇고 형님들도 이번설에 저를 배려해주는 마음에 감동받고 왔는데..
남편의 행동에 마음 따뜻한 설연휴 였습니다.
저 정말 결혼 잘했죠..
비록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못하지만..마음만은 그어느때보다 풍성합니다..
팔불출 같지만..이번 감동이 너무도 커서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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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설 연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