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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음주는 태아 기형·분노의 씨앗” 여자절제회, 태아알코올증후군 세미나
[2007.12.03 18:07]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어야 할 모태에서 알코올의 치명적인 손상을 받아 신음하는 태아들이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임산부의 음주는 산소와 영양분을 유입하던 태반을 알코올이 들어오는 통로로 만드는 것이지요.”
대한여자절제회(회장 김영주)가 지난달 30일 오후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강연한 박경일(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는 “모태에서부터 어머니의 사랑없음을 뼈저리게 경험한 태아들은 출생 후에도 엄마에 대한 분노를 지우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태아알코올 증후군(FAS)은 임산부의 음주로 태아에 야기되는 복합적인 기형을 말한다. 중추신경계 기능장애, 성장장애, 비정상적인 얼굴 등의 영향은 평생 지속된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의 삶의 체험’을 주제로 강연한 박 교수는 “세계적인 FAS 발병률이 평균 1000명당 0.97명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수치로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1988년 대한소아과 학회지에 FAS의 사례가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4편이 더 보고됐고, 2005년 FAS로 건강보험금이 지급된 경우는 6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여성의 음주가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여 더이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폭음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이에 따라 한국 여성들의 고도위험음주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200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임여성(20∼40세)의 고도위험음주는 2001년(20∼29세 1.2%, 30∼39세 1.4%)에 비해 2005년(19∼29세 2.33%, 30∼39세 1.77%)에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 FAS의 발병률이 적게 보고된 것은 의료진들의 진단적 기준에 대한 지식부족이나 오진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는 음주가 신체기관에 미치는 영향 및 정부의 금주정책(황지영 전 질병관리본부 연구원), 흡연의 심각성과 금연하는 방법(최진숙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 임신중 알코올 섭취에 의한 기형유발 기전연구(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독성연구원)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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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음주는 태아 기형·분노의 씨앗”
